저녁먹고 멍하니 핸드폰을 보다가 뭐에 홀린듯 이번달 월급 받으면 펀드랑 ETF 뭐 살지 고민해보고 결론 짓고 설거지를 하는데 뭔가 모르게 가슴에 답- 답---한 느낌이 느껴졌다. 

이건 그냥 넘길게 아니라 글을 써서 풀어야겠다 싶은 감정이었다. 그 답답함에 집중하면 그 감정이 너무 깊어져서 감당이 될 것 같지 않아 애써 다른 생각들을 끄집어 내면서 빨리 설거지를 끝냈다. 

요즘 계속 돈에 집착하는 내 모습을 알아차리곤 한다. 

주말 알바를 시작하고 수입을 50만원이나 끌어 올렸지만 50만원을 다 모으고도 1억을 모으는 기간은 기껏해야 7-8개월 가량 당기는게 다였다. 

결론은 뭐.. 돈을 조금 더 벌지만 고단한건 매한가지란 거다.

건강과는 먼 이 생활을 적어도 10년 이상은 더 해야되고 바뀌는건 크게 없다. 그냥 큰 틀에 50살은 넘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살텐데.. 하.. 그 생각을 하니 답답함을 안 느끼는게 더 신기할 따름이지. 이건 누굴 앉혀놓고 얘길해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. 

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내 맘대로 가질 수 있는게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15년-20년 이 생활을 반복한다 생각하니.. 진짜 쒯이다. 진짜 쒯더 빡이다!!!

몇년을 더 회사 부장을 보며 지내야 될까.. 하. 어딜가나 상사 꼴보기 싫은건 매한가지 겠지? 언제까지 내 미래를 담보삼아 더 꾹꾹 참아야 되는걸까?


파바 알바를 시작하곤 빵을 더 많이 먹게 됐다. 

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나도 지침과 배고픔과 당 떨어짐과 에너지 떨어지는 데엔 장사 없었다. 밀가루고 버터고 할 것 없이 입으로 때려 넣고 본다. 본능에 아주 충실한 그냥 인간일 뿐이다. 

왜 건강을 안 챙기냐며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아주 처량하고 불쌍한 눈으로 보겠지? 

"왜 넌 건강에 관심이 없어~? 아주 간단하게 건강해질 수 있는데 말이지~" 라며 아주 얄밉게 생각할 과거의 내가 떠오른다. 

지금의 내가 답변을 하자면 그 좋아하던 "건강타령"도 에너지가 좀 남아 돌아야 챙길 수 있는 영역이다. 

나에게 나를 챙길 수 있는 에너지는 배터리로 치자면 거의 10% 남짓 남아있나 몰라.

아침에 부리나케 먹는 과일이나 점심 먹고 잠깐 산책하는 정도가 그 10% 안에 들어가려나?

그래. 난 나를 챙길 시간이 필요하다. 그리고 저 깊은 마음속엔 간절히 바라고 있다. 좀 쉬어가고 싶다고.. 예전에 퇴사하고 나서 느긋하게 밥을 먹거나 따뜻한 햇살 아래서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느꼈던 '아~ 행복하다..'란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나는 남몰래 말하고 있었다. 

이걸 글을 쓰면서 알게 됐는데 웃긴건 그래.. 고생이 참 많다. 토닥 토닥 어깨를 쓰다듬는 나를 상상하는 것이 끝이다. 그게 지금의 나의 위로 방식이고, 이게 최선이다. 

이 생활을 그만둘 용기도 뭣도 아무것도 없다. 그냥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는걸 누구보다 더 잘안다. 

그리고 답답한 날은 이렇게 글을 쓰면서 알아 차리고 글로 나마 훌훌 털고 다시 재정비 하는게 나의 최선. 그래 이렇게 현타오는 날도 있어야지. 모든 날들이 다 반짝 반짝할 순 없잖아? 이게 정상적인 인간의 삶이다! 라며 인간승리를 해본다.